이란·베네수엘라 '석유공조'…미 경고에 긴장

[앵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대표적인 두 나라죠.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석유 공조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이 강하게 경고하면서 최근 카리브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이란이 중남미의 베네수엘라와 석유 공조에 나선 것이 포착됐습니다.

선박 추적 사이트와 인공위성 촬영 자료를 종합한 결과, 이란에서 출발한 유조선 포춘호가 대서양을 가로질러 카리브해에 근접했습니다.

미국의 제재로 국제 경제 시스템에서 사실상 퇴출된 이란이 베네수엘라에 남아도는 휘발유를 보낸 겁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원유 매장량이 가장 많지만, 미국의 봉쇄와 시설 노후화, 관리 부실로 극심한 연료난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이란에서 베네수엘라로 향하는 유조선은 포춘호를 비롯해 모두 다섯 척.

이란이 코로나19로 수요가 줄면서 남은 휘발유를 보내면 베네수엘라가 금이나 유로화로 값을 치르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이란의 석유 제공이 제재 위반인 만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너선 호프만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국제 질서를 지키지 않는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석유제품 거래와 관련해 양국에 부과된 국제사회의 제재를 명백히 어긴다는 사실을 누누이 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주권 국가의 합법적인 무역 거래라고 반박했습니다.

<호자톨라 솔타니 / 주 베네수엘라 이란 대사>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독립된 주권 국가입니다. 두 합법 정부가 대화하며 무역 관계를 확장하는 차원입니다."

일단 가장 앞선 포춘호는 아직까지는 큰 마찰 없이 베네수엘라 해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 해군이 카리브해에 함정과 해상 초계기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만약 유조선을 억류하면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상현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