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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호의 앵커칼럼] 하나 된다는 건

TV조선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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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야카와 히데야키, 토요토미 직계 가신 중의 가신을 얼마나 포섭하느냐에 달렸어."

1600년, 일본의 운명을 가른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동군은 수세에 몰렸습니다.

하지만, 서군 코바야카와 군이 동군으로 돌아서자 단숨에 전세가 뒤집힙니다.

"모두 들으라. 우리의 적은 오타니 요시츠구다!"
"이쪽 편에 서주시면 두 지방을 얹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서약서도 있습니다."

코바야카와를 회유하기 위해 도쿠카와는, 영지는 물론, 자신의 부하까지 하사합니다. 결국 동군이 승리해, 도쿠가와 막부 300년이 시작됐습니다. 강한 동맹은 승리의 보증수표입니다.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가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원래 우리가 한 뿌리였기 때문에 같은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단일화를 '내란 세력'과의 야합이라고 비판하는 민주당은, 본심과는 다른 말을 합니다.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은 단일화할 것이다."

단일화의 파장이 만만치는 않겠지만, 키를 쥔 이준석 후보는 아직까지는 단호합니다.

"부정선거에 대해서 의견이 비슷했던 황교안, 김문수 그리고 이재명 후보는 단일화해도 좋다. 저는 단일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단일화'는 역대 대선에서 늘 있었던 변수 아닌 상수입니다. 단일화 없이 약세를 뒤집거나 호각세에서 신승한 선거는 없었죠.

지난 2022년 대선 때도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상당한 영향을 발휘했지만, 가장 극적 사례는 2002년 대선입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거는 우리 두 사람이 함께 힘을 합해서 해달란 얘깁니다."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역시, 김대중-김종필 연합, DJP 연합처럼 성향이 어찌 보면 많이 다른 진영 간 하나 됨이었기에 더 파괴력이 컸습니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역시 다른 점이 많습니다. 미래와 세대교체를 내세운 이준석 후보가 계엄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는 국민의힘과 같은 길을 가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모든 단일화에는 명분이 있어야 하고, 그 명분이 납득이 될 때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겁니다. 물리적 결합만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는 없습니다. 화학적으로 녹아들 때 폭발적인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1984년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과 독일 콜 총리가 1차 대전 때 양국의 최대 격전지인 베르됭에서 손을 맞잡았습니다.

역사의 대의 아래 큰 원한도 넘어 두 손을 잡는 모습은, 말 그대로 '역사적'이었습니다.

이번 대선 단일화도 역사에 남을 일로 기록될 때만, 의미 있는 몸부림이 될 겁니다.

5월 26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하나 된다는 건' 이었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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