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뉴스 속 경제시간입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폭풍전야입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밀어내기 수출에 나설 태세에서, 각국은 무역장벽을 높여 대응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성일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 중국인데, 중국에서 전기차가 너무 싸게 판매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이성일 기자 ▶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가격할인을 하고 있는데, 이익이 남지 않는 제살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 세계 1위 업체인 BYD가 지난달 하순 전 차종 가격을 34% 할인한 것을 계기로, 지리·체리 같은 2,3위권 업체들까지 가세 시장 전반으로 번지면서 위기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장에서는 '주행거리 0km 중고차' 같은 판매실적 부풀리기 관행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판매 실적 올리려고 신차를 출고한 것처럼 처리한 뒤에 소비자들에게 낮은 가격에 팔기 위한 편법입니다.
정부에서 출고 보조금을 받고, 상장한 기업들은 판매실적으로 주가 떠받치는 이득이 있기 때문입니다.
눌렸던 악재가 잇따라 불거지자, 실적 부풀리기, 가격 인하를 막는 단속에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설 상황이 됐습니다.
◀ 앵커 ▶
단속한다고 문제가 해결될지는 모르겠네요.
그런데 차 값을 할인해서 파는 것까지 정부가 단속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이성일 기자 ▶
주요 전기차 업체들이 할인 폭을 바로 줄였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이 겉으로는 안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합니다.
위기감의 근본 원인이 전기차 회사들의 '과잉생산'이고 이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작년 한 해,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포함한 친환경차가 1200만 대가 팔렸습니다.
올해 판매량도 16~700만 대를 예상하는데, 생산량 예상치는 2배 수준인 3600만 대입니다.
가동률은 이미 50% 이하로 떨어지고, 1-2위 업체 빼놓고 모두 적자입니다.
지방 정부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공장 증설에 나선 결과, 빠르게 늘어난 시장 규모조차 앞지른 폭발적 과잉생산이 만들어지게 된 셈입니다.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 팬데믹 시기 파산한 부동산 개발업체 헝대에 빗대, '자동차 판 헝다 사태'가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앵커 ▶
결국, 중국 내에서 너무 많이 만들어지면, 남은 차들은 수출을 할 수밖에 없네요.
◀ 이성일 기자 ▶
국내 수요를 웃도는 생산량, 어디든 파는 것이 이익입니다.
이미 BYD 같은 선발주자들은 동남아, 브라질 같은 해외 시장 개척에 전력을 다하고, 일본 시장 개척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확대를 하기에는 각국의 무역장벽이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무역 분쟁 중인 미국,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싼 차량 가격을 문제 삼는 EU처럼 주요 시장은 중국산 차량에 대한 별도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상황입니다.
인도 같은 국가도 국내 생산 비율 같은 조건을 부과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중국 업체로서는 러시아, 동남아처럼 비교적 작은 시장들을 뚫거나, 아예 아프리카처럼 자동차 시장이 아직 미미한 새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도저도 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 앵커 ▶
우리나라에도 중국산 전기차가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늘어나 좋겠지만,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 이성일 기자 ▶
올해 BYD가 시장에 첫 제품을 내놓았고, 다른 업체들도 시장 상륙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BYD의 실적만 보면, 아직 기존업체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인상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가 걱정하고, 주목하는 시점은 BYD의 주력차량이 들어오고, 후발 주자들도 시장에 차를 출시하는 올 하반기, 본국에서 시작된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인하 경쟁이 우리 시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입니다.
관건은 가격인데, 중국산 전기차 밀어내기 수출 통로로 국내시장이 활용하기 위해 크게 낮은 가격을 붙일 경우 대응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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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기자(sil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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