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광고에 웬 야동 배우들이? 이유는 '올바른 성교육'
(서울=연합뉴스) 한 가정집 문 앞에 등장한 두 남녀.
문을 두드리더니 중년 여성이 나오자 반갑게 인사하는데.
그런데 남녀를 보고 얼어붙은 집주인.
집에 찾아온 남녀가… 발가벗었다?
"당신 아들이 온라인에서 우리를 찾길래 여기 왔어요"
아연실색한 얼굴로 아들을 부르는 여성.
나체로 마주보고 서 있는 사람들은 성인물 배우들.
"우리 애가 당신들을 온라인에서 본다고요?"
"그럼요! 노트북, 태블릿, 아드님과 어머님의 전화기로요"
이 충격적인 영상의 정체.
뉴질랜드 내무부가 최근 공개한 TV 공익광고.
'온라인에서도 진실해 주세요'(Keep it real online)라는 이름으로 공익광고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뉴질랜드.
"(이 광고 영상을 통해)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는 것들과 그 위험을 부모들이 알았으면 했습니다" - 뉴질랜드 내무부 디지털안전 매니저 트리나 로우리.
로우리는 "청소년이 성인물을 통해 성(性)을 배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영상의 또다른 제작 의도를 설명.
따라서 이 광고는 '아이들이 성인물을 본다'는 현실뿐 아니라 '성인물과 현실은 다르다'는 점 또한 알려준다.
"우리는 보통 성인을 위해 연기하는데, 아드님은 어린이잖아요"
"걔는 아마 진짜 남녀관계가 어떤 식인지 모를 겁니다"
"(성인물에서) 우리는 동의같은 건 얘기하지도 않잖아요"
"하지만 현실에서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죠"
광고 속 배우들은 성인물에 등장하는 남녀의 모습이 현실과는 다르다는 점을 익살스러우면서도 친절하게 설명.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질랜드 청소년이 성에 대해 제일 처음 배우는 통로는 인터넷.
또한 뉴질랜드에서 많이 시청한 성인물 중 약 3분의 1은 서로 동의하지 않고 성행위를 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2018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5~6학년의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은 17.1%.
"인터넷 환경의 발전과 스마트폰 이용률의 증가로 성인용 영상물과 간행물에 쉽게 접촉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
뉴질랜드 공익광고는 부모에게 이같은 현실을 마주해도 '당황하지 말고 아이와 대화하라'고 권한다.
발전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쉴새없이 쏟아지는 콘텐츠.
아이들을 유해환경으로부터 지키고 이들에게 올바른 성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전승엽 기자 김지원 작가 박소정 영상편집
kiri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