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서도 최고 의료기관으로 꼽히는 서울대병원.
그런데 75년 전 이곳에서, 치료를 하던 의료진과 치료를 받던 환자들이 무참히 사살됐다.
'총격'으로 인한 학살.
북한군에 의해 천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때는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으로 인해 3천 200여 명의 국군 전상자가 발생하자 수도권 일대 육군병원이 마비됐다.
군에선 긴급 대책으로 청량리 후생병원과 서대문 적십자병원, 을지로 시립병원, 용산 철도병원 등 서울 시내 종합병원에 전상자들을 수용했다.
특히나 서울대병원엔 북한군 남침경로를 따라 방어에 참여했던 국군 전상병들이 대거 수용됐는데…
갑자기 북한군들이 서울대병원을 침략했다.
"그들은 인민의 적이다. 자, 쏴라."
북한군 병사들을 치료하라며 죄없는 우리 부상병들과 환자들을 살해한 것이었다.
서울대병원 1층부터 3층까지 오르내리며 총격을 가하는가 하면, 부상당한 국군 장병을 병원 뒤뜰로 끌고 가 일렬로 세운 채 사살했다.
시신을 석탄 더미에 파묻고, 영안실 인근에 방치했다.
"하얀 속옷만 입은 시신들이 산처럼 쌓여있었어요."
'대한민국 유도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경서 전 국방과학소장 뇌리엔 당시 참혹했던 상황이 선명한 사진처럼 남아있다.
1950년 6월 28일, 서울역 앞 세브란스병원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우리 정부는 당시 참혹했던 진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생존자들은 하나, 둘 세상을 떠났다.
당시를 기억하는 피해자 유족과 지인들도 나이를 들었다.
진실 규명 가능성도 희미해져가고 있는데…
오는 29일 밤 10시 20분 방송되는 TV조선 탐사보도 추적자들 '6·25 전쟁, 잊혀진 대학살' 편에서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병원내 학살, 그날의 진실을 파헤친다.
정민진 기자(watch365@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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