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사건에서 결정적 제보자 역할을 했다 되레 경찰 수사를 받은 고등학생이 있습니다.
가해 학생 측이 "증거가 AI로 조작됐다"며 경찰에 맞신고를 한 건데요.
<제보는 MBC>, 정한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수도권의 한 특목고에 다니는 남학생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에서 정학 3일 처분을 받았습니다.
같은 학교 여학생을 성적으로 모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남자와 단둘이 룸카페에 갔다", "중학생 때 낙태했다는 소문이 사실일 수 있다" 같은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퍼뜨린 겁니다.
이 말을 녹음해 둔 같은 학교 김 모 군(가명) 제보가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김 군은 이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승신/김 군(가명) 어머니]
"아무 지은 죄도 없는데 전화기를 두 달 동안 국과수에 맡기고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서도 여러 번 오갔어야 했죠."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이 피해 여학생을 무고로, 김 군을 무고방조죄로 고소한 겁니다.
자신은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며, 녹음파일은 AI로 조작한 거라고 털어놨다는 김 군 자필 진술도 경찰에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국과수 분석 결과 조작 흔적은 없다"며 혐의 없음 결론을 냈습니다.
김 군은 가해학생이 "너 때문에 아빠랑 사이가 멀어졌다", "변호사비 7천 썼다"며 문자를 수차례 보내고 직접 찾아오기도 해, 한 달 가량 시달리다 부르는 대로 거짓 자필 진술을 써준 거라고 했습니다.
[가해 학생-김 군(1월 12일/음성변조)]
"야, 적어. 게임을 통해 <게임을 통해 알게 된?> 딥보이스를 알게 되었고 <조작한 이유는 내가 뭘 써야 돼?> ooo(피해자)가 시켜서‥"
그런데 최근 학폭 증거가 녹음돼 있던 김군의 휴대폰이 사라졌는데, 경찰은 가해학생이 가져간 것으로 의심하고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
법정까지 가는 학폭 사건은 늘고 있습니다.
학폭위 결정에 불복한 소송만 재작년 1천 8백여 건으로, 3년 새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학폭을 학교가 교육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법률 시장 배만 불리는 겁니다.
가해 학생 측은 정학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취재진은 여러차례 연락해 입장을 물었지만, 가해 학생 부모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전인제, 강재훈 /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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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동세, 전인제, 강재훈 / 영상편집: 김관순 정한솔 기자(soley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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