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예계의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연예인 매니저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 문제는 심심치 않게 거론됐었는데요.

낡은 관행을 없애고 근로 계약서도 확실히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쓰레기 분리수거에 생수통 운반까지 온갖 허드렛일을 했다는 이순재 씨의 전 매니저.

이순재 씨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신현준 씨 전 매니저도 월급도 제대로 못 받고 갑질에 시달렸다고 폭로했습니다.

신 씨가 부인하고 있어 정확한 진위를 가려야겠지만, 연예인 갑질 논란에 다시 불을 당겼습니다.

연예인과 매니저의 갈등이 계속되는 이유는 '모호한 업무영역'과 '부당한 처우' 때문입니다.

특히 이른바 '로드 매니저'로 불리는 현장 매니저들은 개인 심부름부터 온갖 집안일까지 혹사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 씨 / 매니저 24년 경력 : (쉬는 날) 가족들 놀러 가는데 운전해달라 이런 것도 있었고 어디서 물건 찾아와라. 동생네 이사하니까 옮겨줘라 거의 종 부리듯 하는 거죠. 지금은 그런 일이 많지 않은데 과거는 굉장히 비일비재했어요.]

박봉에 시달리며 부당한 처우를 감내하는 것은 자신이 맡은 연예인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홍종선 / 연예 전문기자 : 신인 연예인을 영입하거나 독립해서 기획사를 차릴 때 분명히 후광효과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내가 견디면 나중에 연예기획사 대표가 돼서 성공할 수 있어 (생각하는 거죠.)]

좁은 연예계에서 서로 경쟁 관계에 있다 보니 매니저들끼리 단합된 목소리도 못 내고 있습니다.

[김성수 / 대중문화평론가 : 제대로 된 스타 하나를 잡고 있으면 나와서 회사를 차릴 수 있어요. 그 사람 하나가 발생시키는 매출이 엄청나니까.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자기도 2∼3년 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노조? 이런 것 안 하는 거죠.]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연예계 갑질 논란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과거보다 연예인과 매니저 관계가 개선됐지만, 일부 관행적으로 갑질이 이어졌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근로 계약서를 명확히 쓰고 갑을 관계가 아닌 동반자라는 인식이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YTN 김선희[sunn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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