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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이택의 저널어택]‘적과 내통’ 운운하는 수구·보수의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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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박지원 청문회, 통합당은 색깔론 ‘올인’

주호영, 박지원 겨냥해 “적과 내통하는 사람”

김이택 “안보 포퓰리즘이자 대국민 사기극,

안보상업주의로 돈벌어온 보수언론은 주연급”



냉전이 저문 21세기에도 일부 정치인을 겨냥한 ‘색깔론’ 공세는 여전합니다. 가장 최근 색깔론의 표적이 된 인물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입니다.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은 두 사람에 대해 ‘사상’과 ‘색깔’을 끈질기게 따져물었습니다. 21대 국회가 출범했는데도 정치권이 낡은 이념공방을 거듭한 데에는, 안보 상업주의에 물든 보수언론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19일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국정원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박지원 원장은) 적과 내통하는 사람, 적과 친분관계가 있는 분”이라며 색깔론을 제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생각으로 박지원 전 의원을 국정원장으로 임명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박 원장의 대북관과 사상을 문제삼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김이택 <한겨레> 대기자는 ‘김이택의 저널어택’ 두번째 시간에 이런 보수 정당·언론의 이중성을 짚었습니다. 김 대기자는 “외려 진정한 ‘내통’의 원조는 미래통합당 계통 정당과 그 정부”라며 과거 ‘안기부 북풍 언론 공작’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가 김대중 후보의 ‘색깔 시비’를 일으키려고 “김 후보가 북한 김정일한테서 자금을 받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이 이뤄지도록 공작을 벌였다는 내용입니다. 말 그대로 ‘북풍’을 일으킨 뒤, 이를 선거에 악용하려고 했던 겁니다.


영화 <공작>을 보면, 남한의 여당과 정보기관 인사가 북쪽과 접촉해 북한의 무력시위를 부탁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남쪽의 안보 불안심리를 자극해 이를 선거에 활용하고자 했던 정권의 비겁함을 꼬집은 건데, 영화와 현실의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은 과거 정권의 이런 행태에 눈감은 채, 박 원장과 이인영 장관을 겨냥해 철지난 색깔론 공세를 펼친 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