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일(6일)은 75년 전 일본 히로시마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원자폭탄이 떨어진 날입니다.
무수한 희생을 치르고서야 일본은 항복했지만 그 길고 깊은 상처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이경아 특파원이 히로시마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재일동포 이종근 할아버지는 인생을 뒤흔든 그 날을 잊지 못합니다.
철도회사에서 일하던 16살 여름, 출근길에 히로시마 상공을 뒤덮은 섬광을 마주한 겁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이후의 삶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이종근 / 재일동포 피폭자 (92세) : 내 옆에 있으면 '방사능이 옮는다'며 사람들이 곁에 오지 못하게 했어요. 직장에 다녀도 오래 일할 수가 없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첫 원자폭탄 투하로 당시 히로시마 주민 약 14만 명이 숨졌습니다.
피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진 아이들,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에 살아간 사람들의 흔적은 전시관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다키가와 다쿠오 /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장 : 코로나로 모든 사람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금 알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생명을 소중히 한다는 것은 역시 이 세상에서 핵무기를 없애는 일과 이어진다고 봅니다.]
당시 히로시마 일대에는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이른바 '검은 비'가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암에 걸리는 등 피해를 본 주민 80여 명은 지난달에야 소송에서 이겨 비로소 구제받게 됐습니다.
피폭된 채 돌아온 한국인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원폭이 남긴 상처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이 담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계획을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데라모토 다카시 / 일본인 피폭자 : 제대로 제어할 수 없는 원자력은 이대로 확산시켜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의 지혜를 믿어야 합니다.]
앙상한 뼈대를 드러낸 원폭 돔은 75년 전 그날의 기억을 생생히 웅변하고 있습니다.
핵 위협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 속에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무거운 숙제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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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6일)은 75년 전 일본 히로시마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원자폭탄이 떨어진 날입니다.
무수한 희생을 치르고서야 일본은 항복했지만 그 길고 깊은 상처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이경아 특파원이 히로시마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재일동포 이종근 할아버지는 인생을 뒤흔든 그 날을 잊지 못합니다.
철도회사에서 일하던 16살 여름, 출근길에 히로시마 상공을 뒤덮은 섬광을 마주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