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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깔따구·대벌레·매미나방…‘돌발 해충’을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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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이강운의 홀로세 곤충기

인간이 부른 생태 재앙…입추 맞은 자연 속에서 곤충을 생각한다



매년 7월 중순쯤 와서 8월 초면 물러가는 장마가 올해는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숨 막히는 뜨거운 불볕더위와 시원한 소나기가 요즘에 딱 맞는 시절인데 오랜 비로 음침하고 꿉꿉합니다. 기록적인 폭우로 사람도 상하고 자연도 많이 부서졌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피로와 극단적인 자연재해가 만나니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길어진 장마로 땅이 식어서 덥지 않아 바로 가을이 올지도 모릅니다. 유난하다고 하나 이 또한 자연현상입니다. 7일은 가을에 들어서는 입추, 늦은 밤 매미가 날개를 달고 나오고 있습니다.


하늘 뚫린 듯 끝없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사람들은 안절부절못하는데 무심한 듯 비를 즐기는 생물도 있습니다. 물이 차오르는 대로 꽃을 들어 올리는 수련과 원색의 노란 꽃망울 터뜨린 노랑어리연꽃의 푸른 연못이 참 싱그럽습니다. 허브로 쓰이기도 하지만 약용이나 매운탕에 넣어 먹는 나물 미나리가 빗방울을 머금고 함박웃음을 피웁니다. 몸에 좋은 건 사람이나 곤충이나 다 압니다. 몸을 미나리 꽃 위에 턱 걸치고 누운 산호랑나비 애벌레가 맛있게 미나리를 먹고 있습니다.



이른 봄 제일 먼저 잎이 나왔다가 어느 순간 사라져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꽃대가 쑥 올라왔습니다. 온종일 내리는 비를 맞으며 상사화 연한 분홍빛이 더욱 붉게 보입니다. 무리 지어 핀 왕원추리, 보랏빛 금꿩의다리도 비를 받아 더 청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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