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쏟아지는 비 맞으며 동분서주…경찰·장병 함께 피해 복구
태풍 '장미' 영향 내일까지 많은 곳 250㎜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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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수해 복구 돕는 군 장병 (남원=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장맛비에 이어 태풍 간접 영향으로 전북에 비가 내리고 있는 10일 오전 남원시 금지면 상귀마을에서 군 장병들이 수재민 주택에서 피해 복구를 돕고 있다. 2020.8.10 doo@yna.co.kr |
(남원=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하늘이 왜 이리 무심한지 모르것소. 나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비가 그친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전북 남원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10일.
금지면 상귀마을에서 비를 맞으며 진흙투성이 식기를 씻고 있던 이순자(82) 씨는 흐린 하늘을 무심히 올려다봤다.
비구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이 고개를 내밀었던 전날과 달리 빗줄기는 점차 거세지고 있었다.
이씨는 아픈 무릎을 어루만지더니 주택 이리 저리를 돌아다니며 수돗물로 가재도구를 헹궜다.
큰 대야에 가득한 물은 이날 오전 소방차가 가져다줬다고 했다.
서울, 경기도 의정부 등에서 수해 소식을 접하고 내려온 이씨의 가족들이 비옷을 입은 채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이씨는 "어제 날씨가 맑아져서 복구를 시작했는데 오늘 다시 비가 내린다"며 "내가 전생에 잘못해도 크게 잘못했나 보다"라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비가 많이 내리고 또 물난리가 나면 여태껏 하나라도 건져보려고 애쓴 노력이 허사가 된다"며 "우리 좀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씨의 집에서는 육군 35사단 장병들이 파손된 가구와 집기 등을 나르고 있었다.
장병들은 힘을 합쳐 무거든 짐을 주택 밖으로 끄집어내며 빗속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씨는 "어제는 가족끼리 힘들게 작업을 했는데 오늘은 장병들이 도와줘서 한시름 덜었다"며 "고생하는 군인들 뭣 좀 먹여야 할 텐데…"라며 되려 이들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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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수해 복구 돕는 경찰 (남원=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장맛비에 이어 태풍 간접 영향으로 전북에 비가 내리고 있는 10일 오전 남원시 금지면 상귀마을에서 경찰이 수재민 주택에서 피해 복구를 돕고 있다. 2020.8.10 doo@yna.co.kr |
경찰은 이씨 집 주변 주택에서 수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비옷을 입은 이들은 한때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올랐던 주택 안쪽에서 물을 퍼내고 있었다.
수해를 입은 주민의 부탁으로 못쓰게 된 집 안 가구들을 밖으로 꺼냈다.
여러 주택에서 끄집어낸 가구와 집기들이 골목에 산처럼 쌓였다.
이들의 도움을 받고 있던 김미자(65) 씨는 "어제는 하늘이 맑았지만,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며 "오늘은 경찰분들이 이렇게 찾아와서 도움을 주니 힘이 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침부터 다시 이렇게 비가 내리니 걱정"이라며 "우리 좀 살 수 있게 하늘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기록적인 폭우와 섬진강 제방 붕괴로 수몰됐던 남원시 금지면 일대에는 이날 35사단 장병 150여명, 전북경찰청 직원 200여명, 남원시 새마을지도자회 30여명 등 600여명이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탰다.
남원시 관계자는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은 인원이 금지면을 찾아준 덕에 피해 복구에 속도가 붙었다"며 "비가 많이 내리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남원에는 이날 정오 현재 제5호 태풍 '장미'의 간접 영향으로 19.9㎜의 비가 내렸다.
전주기상지청은 11일까지 도내에 50∼150㎜, 많은 곳은 250㎜ 이상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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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하늘이 왜 이리 무심한지 모르것소. 나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비가 그친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전북 남원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10일.
금지면 상귀마을에서 비를 맞으며 진흙투성이 식기를 씻고 있던 이순자(82) 씨는 흐린 하늘을 무심히 올려다봤다.
비구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이 고개를 내밀었던 전날과 달리 빗줄기는 점차 거세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