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반포 한강공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정부는 올해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집중호우 때 댐 방류량 조절에 실패해 홍수 피해가 커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예측하지 못한 집중호우와 긴 장마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12일 출입기자단 설명회에서 관련 질문에 "기상청 예보 등에 따라 홍수조절용량을 충분히 확보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섬진강권 5개 지역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이날 섬진강 하류지역 침수 사태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이번 물난리는 댐 관리 부실로 일어난 초유의 사태"라고 비판하면서 당국의 책임 있는 답변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홍수 때는 비가 극한으로 온 데다가 기상청의 예상 강우량이 실제와 다르고, 또 장마가 끝나는 시점을 7월 말로 예보해 미처 대비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일부 제방은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된 것 이하의 강우에도 유실됐는데 이런 부분은 관계 기관이 앞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목적댐 운영현황 설명하는 이한우 수자원부문본부장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한우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부문본부장이 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수해 피해와 관련해 충청·영남·호남 지역의 섬진강, 합천, 용담댐 등 홍수기 다목적댐 운영 현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지역의 홍수 방어는 댐과 하천이 분담하고 있다. 홍수피해양상이 제방 붕괴와 월류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 되는 만큼 관련 기관 합동으로 면밀한 조사와 원인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jhpress@yna.co.kr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도 "섬진강 댐은 홍수조절용량이 3천만t이지만 비가 오기 전에 이미 3배 이상인 1억1천600만t의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하는 등 강우에 최선을 다해 대비했다"며 "다만 용담댐 등은 방류가 너무 길어져 유역 주민들의 민원이 있었고, 7월 말 장마가 종료된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방류량을 좀 줄였다"고 해명했다.

섬진강댐 [임실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관계자는 "댐 방류량은 하류의 홍수 피해와 상류의 홍수 피해 및 댐 안전 문제를 동시에 고려하면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조절하려면 기상청의 강우예보에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 강우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미리 알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과거 댐 설계 당시보다 홍수량이 많이 늘어나는 등 차이가 크다"며 "섬진강 댐은 치수 능력 사업(늘어난 홍수량에 대비하는 사업)을 통해 추가로 하류에 방류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홍수기 댐 운영상황과 올해 여름 홍수관리 대책 및 중장기 홍수예보 대책 등을 밝혔다.

환경부는 강우레이더 종합관제센터를 구축하는 등 홍수 예방을 위한 자체적인 대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범정부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팔당댐 수문 개방 [연합뉴스 자료사진]

먼저 4대강별로 분산관리 중인 강우레이더 업무를 한 곳으로 모아 강우레이더 종합관제센터를 구축한다.

또 강우레이더를 활용해 돌발홍수 조기예보시스템을 개발하고, 급경사 지형 특성을 고려한 홍수정보 제공체계도 구축한다.

아울러 홍수, 가뭄, 수질 등을 체계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한국형 수자원 전용 위성을 오는 2025년까지 개발한다.

홍수에 대비하는 환경부의 역할은 크게 댐 운영과 예·경보 시스템 구축 및 운영으로 나뉘는데 수위 관측 결과를 토대로 주요 국가하천 및 지방하천 65개 지점에 대해 홍수특보를 발령하고, 또 댐 하류 상황과 댐의 홍수 조절 여유량을 고려해 댐 하류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방류량을 조절한다.

환경부는 "도시 자체의 물순환을 촉진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더 정확하고 신속한 홍수예보가 이뤄지도록 스마트관리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며 "전반적인 홍수관리 기준과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기후로 인한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범정부적인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며 "강우 패턴의 변화에 맞춰 시설 등이 대폭 보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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