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등을 원안대로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대한의사협회는 예고한 대로 내일(14일) 하루 파업하기로 했습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오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대화에 나서 달라" 호소했지만, 접점을 찾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를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여론조사가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내에서는 부동산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 이런 분석 등이 나오는데요. 신혜원 반장 발제에서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의사협회가 예고한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내일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입니다. 의협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정책을 원안대로 추진하고, 의료계의 요구사항은 수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주에는 전공의 1만 2천여 명이 단체행동을 나섰는데, 이번에는 동네 병원 개원의와 임상강사 등 전국 대부분의 의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분만, 응급, 투석, 입원환자 및 중환자를 담당하는 필수인력은 제외합니다.

[최대집/대한의사협회 회장 (지난달 23일 / 화면출처: 유튜브 '대한의사협회') : 의사 수 10년간 4000명 증원 방안이 확정이 될 것 같습니다. 대한의사협회와는 단 일언반구의 협의도 없이 전격적으로 진행된 사안입니다. 절대로 이런 내용을 인정할 수가 없고, 결사적으로 반대하기 때문에…]

이에,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환자의 희생을 담보한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며, "지금이라도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고 했는데요.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이 초래될 수 있는 진료 중단을 통해 요구 사항을 관철하려는 행동은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힘들 것입니다. 환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 극단적인 방식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반면 의협 측은 "의료계에 책임을 돌리려는 얄팍한 속임수"라고 주장합니다. "정부는 의료계 주장을 수용할 의사가 전혀 없으면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의협이 (대화를) 거부하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건데요. 양측이 오늘내로 합의점을 찾는 건 사실상 요원해 보입니다. 결국 2000년 의약분업 사태, 2014년 원격의료 반대 이후, 역대 3번째 의료계 파업이 실현될 전망인데요.

이번 사안의 쟁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정책인데요. 그중에서도 핵심은 정원, 그러니까 의사 수를 늘리는 문제입니다. 정부는 오는 2022학년도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늘려 10년간 4천 명의 의사를 추가 양성하고, 이 중 3천 명은 지역의사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역의사 전형을 따로 두고, 졸업 후 지방에서 10년간 의무 근무를 하는 방식입니다. 정부는 지방 환자가 제때 치료를 못 받는 문제를 해결하고, 기피 전공의 인력난이 해소될 걸로 기대합니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 출산이 임박한 산모가 산부인과가 없어 먼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산부인과를 배치하고 지원할 것입니다. 응급실이 없어 1시간 넘게 이송하다 생명을 잃지 않도록 지역 응급의료기관을 확충할 것입니다.]

반면, 의사단체들은 10년을 채운 뒤엔 전공의들이 서울이나 대도시로 이탈하는 걸 막을 수 없고, 공공의료 외에 인기과목을 선택할 수도 있어 실효성이 낮단 입장입니다. 정부가 4000명이란 숫자에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점도 지적하고요. 또 한편에선, 본질은 숫자가 아닌 적절한 배치 문제다, 무턱대고 의사를 늘리면 의료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김대하/대한의사협회 대변인 (JTBC '아침&') : 우리나라는 OECD에서 정부에서 말씀하신 대로 의사 수가 가장 적은 나라 중의 하나죠. 그렇다면 평균보다 높은 나라들이 우리나라보다 더 좋은 의료를 하는 나라냐, 라고 했을 때 의사가 거의 2배가 되는 이탈리아 같은 나라를 본다면요. 100% 공공의료입니다. 코로나19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나라 중에 하나고요. 의료진의 어떤 질적 저하 문제가 굉장한 사회문제가 돼 있는 나라입니다.]

국민 입장에서 가장 걱정되는 건, 파업 중 혹시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겁니다. 이 부분만큼은 정부도, 의사단체도 주의하는 대목인데요. 일단 정부는 휴진 비율이 30% 이상인 지자체의 경우 의료법에 따라 진료 개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습니다. 의협도 중환자 담당과 응급실 등 필수의료 인력은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응급상황이 생기면, 기존처럼 큰 병원의 응급실을 찾으시면 되고요. 동네 병원이 대부분은 오는 17일 임시 휴무일까지 휴진이 예상되는 만큼, 방문 전 확인을 해야 헛걸음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엔 정치권 소식입니다. 오늘 가장 뜨거운 뉴스라 하면 아마 예상이 되실 텐데요. 바로 덮어주시죠.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7%포인트 내린 33.4%, 통합당은 1.9%포인트 오른 36.5%로 집계됐습니다. 격차는 3.1%포인튼데요. 보수계열 정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지지율을 역전한 겁니다.

4·15총선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한 서울의 경우 통합당 지지율이 3%p 가까이 크게 올랐습니다. 39.8% 민주당(32.6%)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습니다. 호남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도 통합당 지지도가 상승했습니다. 조사기관인 리얼미터 측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본회의 발언, 호남 수해 복구 방문, 선제적 4차 추경 필요성 제기, 정강 초안에 5·18 정신 삽입 등으로 중도층을 겨냥한 '거침없는 미들킥'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민주당은 발칵 뒤집힌 분위기입니다. "일시적인 결과다", "아니다, 더 떨어진다" 어느 쪽이든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 한데요. 이재명 경기지사는 결국 원인이 '부동산 문제'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재명/경기도지사 : 글쎄요. 국민들께서 뭔가 새로운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는 언제나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또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되는데.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앞으로 길게 말 안 하기로 했어요. (잘하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시적 현상'이라는데 무게를 더 두고 있습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총선 후에 우리당 악재가 누적됐다. 상황적 요인이 크고, 얼마든 반등하고 회복할 기회는 있을 것"이라 했는데요. 특히 야권에서 제기하는 레임덕 공세엔 철저히 선을 그엇습니다. 문재인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최고위원 후보는 "레임덕은 보수세력의 기대일 뿐"이라며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지지율 추이를 근거로 레임덕을 주장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통합당은 어떨까요. 사실 통합당이 잘해서 얻은 승리가 아닌, 일종의 반사이익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결과로 민주당 지지층이 더 집결할 수 있어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표정관리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내가 늘 얘기하잖아요. 그거(여론조사)는 뭐 하나의 트렌드로 우리가 참조하는 거지. 거기에 따라서 뭐 이러고 저러고 특별한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봐요. 우리는 그냥 묵묵히 미래를 향해서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그거야 뭐 국민들이 판단하는 건데 왜 역전하냐 왜 역전이 되느냐, 하는 거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현명하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이 잘하는 짓이고 하는 걸 갖다가 스스로가 평가를 하기 때문에…]

양당 지도부는 오늘도 수해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호우 피해로 신음하는 민심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정치인들이 흔히 쓰는 표현 중에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말이 있는데, 오늘 양 당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었을까요.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탄핵 후 첫 지지율 역전…민주 33.4% vs 통합 36.5% > 입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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