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폭력 사건으로 사회가 떠들썩할 때마다 국회의원들은 제도를 강화해서 근절해야 한다며 목청을 높이죠. 그런데 정작 의원들의 보좌진은 성추행에 노출돼 있고 의원들 자신은 최소한의 예방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국회의원으로부터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당했다는 한 여성 보좌진이 용기를 내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국회의원 보좌진 : 국회의원들의 독방이 있거든요. 그쪽에 보고를 들어가게 됐는데, 보고받을 때 제 손을 어루만지면서.]

전, 현직 여성 보좌진들은 국회 내 성희롱과 성추행이 만연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최소한의 예방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않습니다.

끝까지 판다 팀이 입수한 문건입니다.

국회사무처가 실시한 성희롱 예방교육에 참석한 의원 명단입니다.

18대 국회인 2010년 8월부터 20대 국회가 끝난 지난 5월까지 10년 동안 성희롱 예방교육을 수강한 의원은 국회의원 648명 가운데 32명에 불과합니다.

1년에 고작 세 명 정도 받은 셈입니다.

20대 국회만 보면, 17명이 교육에 참석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이수한 7명을 포함한 건 데도 의원 300명 가운데 5.6%에 불과합니다.

법에 따라 직장인이나 공무원은 해마다 의무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의무 교육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국회의원도 성희롱 예방교육을 반드시 받도록 하자는 법안은 18대 국회부터 지난 20대 국회까지 내리 발의됐지만,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모두 폐기됐습니다.
최고운 기자(gow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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