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감사보고서를 의결했습니다. 조금 전 나온 속보죠. 감사원 역사상 최장 기록이죠. 엿새 동안 심의 끝에 결론을 냈습니다. 감사 결과는 국회 보고 등 관련 절차를 거쳐서 내일(20일) 오후 2시쯤 공개한다는 방침입니다. 그 내용 상당한 정치적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이죠.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감사원 '월성 1호기' 의결·내일 발표…정치적 후폭풍 예고 >

'바른나라, 바른감사' 감사원의 원훈입니다. 정직하고 사리에 맞게, 사실에 입각해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오늘까지 '월성 1호기' 감사결과서를 엿새째 심의했습니다. 감사원 역사에 남을 긴 심의라고 하는데, '바른나라, 바른감사'를 위한 진통이라고 봐야 할까요. 오늘은 결국 보고서를 의결했습니다. 내일 오후 2시쯤 결과를 발표한다고 합니다.

주요 쟁점은 크게 세 가지였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월성 1호기의 경제성과 안전성, 그리고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 참여한 산업통상부와 한국수력원자력 전·현직 임원의 처분 문제입니다. 일부 언론에선, 미리 결론을 예단하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경제성 저평가는 부당하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고발할 거다"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했습니다.

앞서 최재형 감사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5일) : 이런 식으로 보도가 쏟아져서 나오는 것. 감사원 관계자발로 하는 것은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재형/감사원장 (지난 15일) : 제가 그렇게 기사를 줬다고 하시는 말씀입니까? 아니면은… (그건 아니고요) 그걸 분명히 해주셔야지 제가 답변드릴 수 있습니다.]

최 원장이 직접 언론에 흘렸느냐,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다만, 감사원의 수장으로서 단속이 필요한 사안이란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해당 언론이 아무런 근거 없이, 소설을 쓰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감사원의 상징, 암행어사(暗行御史)가 썼던 마패입니다. 여기서 암행, 어떤 목적을 위해 자기의 정체를 숨기고 돌아다닌다는 걸 뜻하는데요. 언론에 먼저 보도된 감사 결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기의 정체를 드러낸 게 아닌가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감사원은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달라'는 입장문을 냈지만, 의심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국감에서 이런 지적이 나온 이유기도 합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5일) : '너 개기냐?' 이러면 안 돼요. '암행어사 출두요' 하면 안 돼요.]

[최재형/감사원장 (지난 15일) : 영상 녹화를 보시면 저희가 어떻게 감사했는지 바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이번 사안은 정치적으로 민감합니다. 감사원이 어떤 결론을 내놓든 상관없이, 탈원전 대 친원전으로 나뉜 여야는 일찌감치 정쟁을 위한 예열을 마쳤습니다.

[이재정/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16일) : 상식적으로도 폐쇄될 수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원전에 대한 각각 다른 시각으로 조금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이런 감사가 촉발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조해진/국민의힘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16일) : 여러 가지 무리한 조치로 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서 그렇게 됐다는 것을 공무원들이 다 알고 있고 또 거기에 공무원들이 동원이 돼 가지고 결국 들러리를 선 셈인데…]

법정 다툼도 예고된 상태입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감사 과정에 저항이 있었다, 어려움을 토로했었는데요.

[최재형/감사원장 (지난 15일) : 이렇게 감사 저항이 심한 감사는,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 처음 있는 겁니다. 자료 삭제는 물론이고 와서 사실대로 얘기 안 합니다. 사실을 감추거나…]

국민의힘은 감사 방해와 증거 인멸에 나선 산업부와 한수원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의 강압적인 조사 방식을 문제 삼고 있는데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5일) : 공무원들은 이 특정 감사, 정책감사를 도깨비 방망이라고 합니다. 목적을 정해놓고 하는 것 아니냐…]

감사 결과에 따라, 백운규 전 산자부장관 등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내일 발표될 월성 1호기 감사 결과. 법정시한을 8개월이나 넘겨가며 조사할 만한 사안이었는지, 그 내용이 궁금합니다.

< "부산시장감 없다?" 당내 후폭풍…김종인 "말 잘못 전달" >

야구의 신 '야신'으로 불렸던 김성근 전 감독. 'SK 왕조'를 이끌고, '마리한화'란 말을 만들어 내기도 했죠. 김 전 감독의 리더십을 배우기 위해, 기업들의 특강 요청도 줄을 이었었습니다. 일구이무((一球二無) 선수에게 두 번째 공은 없다란 좌우명으로도 유명했는데요.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열정' 그 열정이 결국 독선으로 비춰져, 감독직에서 내려와야만 했습니다.

대선과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한 국민의힘을 맡아,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특유의 카리스마, 혹은 독선 사이에서 당내 지지와 비판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참석차 부산에 내려갔는데요. "큰 설계로 부산 발전의 미래를 그리는 인물이 없다", "국회의원 3~4선하고 이제 재미가 없으니 시장이나 해볼까 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 게 논란이 됐습니다. 얼핏 부산시장 후보감이 없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당장, 자천타천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른 중진 의원들이 볼멘소리를 냈는데요. 3선의 장제원 의원은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당 대표 격인 분이 가는 곳마다 자해적 행동이니 참 걱정"이라며 "당 대표가 이렇게까지 내부 총질을 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따져 물었습니다. 각각 4선과 5선이죠. 권영세, 조경태 의원도 "스스로를 깎아내려서 얻을 게 뭐가 있느냐",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출신이죠. 국민의힘 김병준 세종시당위원장도 "서울시장감이 없고, 부산시장감이 없으면 차리리 문을 닫으라"며 "무슨 낯으로 국고보조금을 받고 지도자라고 얼굴을 들고 다니느냐" 김종인 위원장을 직격했습니다.

당내 일각에선 옹호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의 독한 발언이 자극효과를 노린 고도의 계산이란 겁니다.

[강석호/전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김종인 위원장이 사심이 없는 사람이니까 또 과거에 많은 경륜과 또 여러 가지를 본다면 자극적인 말과 행동으로써 정당에 어떤 계속적인 강한 혁신을 하겠다, 그런 뜻으로도 읽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내 논란이 커지자, 김 위원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습니다. 말이 잘못 전달됐다며 살짝 언론 탓을 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그 말은 잘못 전달돼서 그렇게 된 건데, 내가 독일의 함부르크항을 예를 들면서 독일 함부르크항이 스마트 항국으로 변모를 했어요. 그런 거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계신 분이 나왔으면 좋을 텐데 아직은 그런 분이 안 계시다고 내가 얘기를 한 거지 후보자가 없다는 얘기를 한 게 아니라고요.]

김 위원장의 의도가 잘못 전달됐을 순 있습니다. 다만, 김 위원장의 평소 발언도 영향을 끼쳤을 듯싶습니다. 특히 대선 주자들을 놓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꺼냈었죠. 당내 인사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인물평, 후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이래서 노련하다는 이야기를 듣나 봅니다. 김 위원장은 갈등의 시선을 당 밖으로 돌렸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내년에 실시될 부산시장,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련해 가지고서 이 두 시장의 보궐선거라고 하는 것이 그 원인을 어디서 찾느냐가 되면은 양 시 시장이 성범죄와 관련이 돼가지고서 보궐선거 실시하게 되겠습니다. 근데 이 성범죄에 대한 수사가 아직도 제대로 공표되고 있지 않은 이런 실정이고…]

불미스러웠던 사건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후보를 낼 지 여부를 결정하라, 압박했습니다. 터질 듯 말 듯, 당내 중진들과 불편한 관계를 연출하고 있는 김 위원장. 선출된 당 대표가 아닌, 비대위원장이란 한계 때문인가 싶기도 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감사원 '월성 1호기' 의결·내일 발표…정치적 후폭풍 예고 >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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