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요즘 아동을 등장 시키는 유튜브 방송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저희가 대학 연구팀과 함께 아동 유튜브 영상을 분석해 보니 학대성 영상을 다수 발견했습니다.

이쯤 되면, 아이한테 추억을 만들어 주려는 게 아니라 아이를 이용해서 돈을 벌어 보겠다는, 애초부터 학대 의도가 읽히는 영상물도 꽤 있습니다.

신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구독자 수 30만명이 넘는 키즈 유튜브 채널.

고작 3살짜리 아들을 앞에 두고 엄마와 아빠가 일부러 부부 싸움을 하는 '몰카'를 찍습니다.

"내가 뻔히 피자빵을 좋아하는 걸 알면서…"
(그만해라 제발~)

놀란 아이가 겁을 먹고 도망 가는데도, 끌어당겨 카메라 앞에 앉힙니다.

초등생 남자 아이가 배추김치를 쌓아놓고 밥을 먹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맵다며 머리를 잡고, 물을 마시면서도 '먹방'을 이어갑니다.

"진짜 매워요. 참고로 말할게요."

자기결정권이 없는 아이들을 동원해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정서적 학대나, 신체적 학대에 해당하는 영상들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이른바 키즈 유튜브 40개 채널의 4천 690개 영상을 전수 조사해보니, 3.2%인 152개의 영상에서 '학대'로 볼 수 있는 장면들이 확인됐습니다.

MBC가 이화여대 정익중 교수팀과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조사한 결과입니다.

엄마가 양 옆에 유치원생과 초등생 남매를 앉혀놓고 버젓이 영상에 달린 악플을 읽어내려가거나,

[유튜브 방송]
"애들 먹이고 먹방 찍을려고 하지 말고 젓가락질부터 가르쳐라 부모 없는 애XX 같으니까…"

불닭볶음면, 산낙지 같은 음식을 계속 먹게 하는 모습, 심지어 아이가 울 때까지 장난감을 일부러 계속 부수는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아동 출연 콘텐츠 시장 규모는 이미 4조 원을 넘었습니다.

시청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학대 영상'의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집니다.

자극적인 소재에 아이가 주인공이 되고 부모는 돈을 법니다.

[정익중/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아동 유튜버) 후발주자 같은 경우에 더 자극적이고 센세이션(화제)을 일으킬 수 있을 만한 내용이어야 되잖아요. 선을 넘을 수 있고 그 선을 넘은 게 아동학대로 취급될 수 있는…"

보호자인 부모가 집 안에서 주로 촬영하고, 학대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경우도 많아 관리 감독이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아동이 출연하는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고 올릴 때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아이의 의사를 명문화 하는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송록필, 강재훈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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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 중 "부모가 일부러 부부 싸움을 하는 '몰카'를 찍고 아이가 겁을 먹고 도망가는데도, 끌어당겨 카메라 앞에 앉혔다"는 내용에 대해, 해당 유튜버 측이 "몰카가 아닌 라이브 방송이었고, 아이가 도망가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만지려는 아이를 만지지 못하게 했던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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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아 기자(newsu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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