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아메다바드에서 의료진으로부터 검사를 받는 어린이.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음. [로이터=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뭄바이의 어린이 3명이 현지에서 유행 중인 '검은 곰팡이증'(정식 명칭은 털곰팡이증)에 감염돼 안구를 제거했다는 비극적인 사연이 공개됐다.

검은 곰팡이증은 면역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에게서 가끔 발견되는 희소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인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확산하면서 확진자를 중심으로 관련 환자가 많이 나왔다.

인도 NDTV는 18일 뭄바이에서 검은 곰팡이증 감염과 관련해 안구를 제거한 세 어린이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들 어린이의 나이는 4세, 6세, 14세로 수술은 두 병원에서 진행됐다.

이 가운데 4세와 6세 어린이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로 각각 한 눈이 감염돼 해당 눈의 시력을 잃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 프리테시 셰티는 해당 안구를 적출하지 않았을 경우 두 어린이의 목숨이 위험해졌을 것이라며 "한 명은 작년 12월에 병원에 왔고 다른 한 명은 이번 2차 유행 때 왔다"고 말했다.

인도 프라야그라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어린이.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음. [AP=연합뉴스]

검은 곰팡이증에 걸리면 코피를 흘리고 눈 부위가 붓거나 피부가 검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눈, 코 외에 뇌와 폐 등으로도 전이될 수 있으며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사율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치료에 욕심을 낸 코로나19 환자들이 스테로이드를 과용하면서 면역력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이로 인해 곰팡이균에 감염되는 사례가 자주 나온다.

뇌 전이 등을 막기 위해 안구, 코, 턱뼈 등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도 이 어린이들의 예처럼 자주 발생한다. 이 질병이 검은 곰팡이증으로 불리는 것은 감염된 피부 조직이 괴사해 검게 변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14세 어린이는 당뇨를 앓고 있었으며 입원 후 48시간 만에 한 쪽 눈 부위가 검게 변했다.

이 어린이를 치료한 의사 제살 셰트는 "곰팡이균이 코까지 번진 상태였는데 다행히 뇌로는 전이되지 않았다"며 "6주간 치료했지만 안타깝게도 눈은 잃게 됐다"고 말했다.

시력을 잃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후 당뇨병을 앓게 됐고 내장이 검은 곰팡이에 감염된 16세 청소년도 있었다.

셰트는 "회복 후 건강했던 이 아이에게 갑자기 당뇨가 생겼고 장출혈이 발생했다"며 "혈관조영술 끝에 위 부근 혈관 조직이 검은 곰팡이에 감염된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이달 초 기준으로 검은 곰팡이증 감염자 수와 관련 사망자 수가 각각 3만1천명, 2천100명을 넘어섰다.

다만, 최근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였기 때문에 검은 곰팡이증 환자도 차차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초 41만명을 넘어서며 폭증했다가 최근에는 6만∼7만명으로 줄었다.

신규 사망자 수도 이날 1천587명으로 4월 20일(1천761명) 이후 두 달만에 처음으로 2천명 아래로 내려갔다.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 발생 추이. [월드오미터 홈페이지 캡처.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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