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뉴있저] "n번방은 아직 존재한다"...최초 신고자에게 듣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추적단 불꽃 / n번방 최초 신고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해 N번방의 존재를 알고 취재에 처음 착수해서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사회에 알린 대학생들이 있습니다. 최초 신고자인 추적단 불꽃 멤버를 전화로 연결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불꽃입니다.

[앵커]
저희가 추적단 불꽃이 대학생 2명으로만 구성됐다, 이렇게만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해서 N번방에 관심을 가지고 취재를 시작하게 된 거죠?

[인터뷰]
저희는 지난해 여름에 탐사보도 공모전에 공모하면서 추적단 불꽃을 결성했습니다. 저희는 2018년부터 디지털 성범죄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소라넷 폐지 이후에도 다크웹이나 해외 기반 웹사이트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일어난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 와중에 와치맨이 운영하던 구글 블로그 AV 스눕을 발견했습니다.

이 블로그에 텔레그램 대화방인 고담방 링크가 걸려 있었어요. 그 방에서 모니터링을 하다가 N번방을 알게 됐습니다. 그 N번방 피해 사실이 취재로 넘기기에는 심각성이 크다고 생각해서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그다음에 경찰과 공조수사를 하면서 계속해서 텔레그램 대화방을 모니터링 중입니다.

[앵커]
경찰에 신고하신 다음에 그다음에는 언론사에 하나씩 하나씩 또 제보를 하셨겠군요.

[인터뷰]
네.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N번방 얘기를 하려고 하면 자꾸 무슨 단어를 써야 될지 솟구쳐오르는 감정을 다 표현하기도 어렵고 어떤 단어를 써야 될지 자꾸 말문이 꼬여서 어제도 상당히 헤맸습니다. 그래서 아마 시청자들은 답답하게 여기셨을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 요즘은 N번방과 관련된 왜곡된 보도를 바로잡는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N번방, 박사방, 이것도 구분을 해야 될 것 같고요. 어떤 것들을 지적하고 계십니까?

[인터뷰]
오늘 아침에 유튜브와 네이버 블로그 추적단 불꽃 계정에 N번방과 박사방을 구별한 영상과 글을 올렸습니다. 일단 N번방과 박사방은 다른 방입니다. 텔레그램 대화방 내에는 이 방들 외에도 다양한 범죄 유형의 텔레그램 대화방이 존재한다고 알리려고 이 영상을 찍었고요.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N번방에 디지털 성착취 영상물을 공급한 사람이 갓갓이고 그 영상물들을 유통한 사람은 와치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박사방은 박사라는 인물이 2019년 9월부터 활발하게 피해 여성들을 속이면서 디지털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한, 그러면서 유료로 그것들을 거래하기도 한 그런 사건입니다.

[앵커]
이것을 탐사보도 공모전에 냈다고 하시니까 최초 신고자이기도 하지만 최초 보도자이기도 하시겠군요.

[인터뷰]
최초 취재를 했고 그리고 뉴스통신진흥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발표가 됐는데 이게 사실 보도가 됐다고 보기는 조금 애매한 것 같아서.

[앵커]
그래도 대중에도 공개된 거니까 최초 보도자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혹시 이런 질문 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공모전에 냈기 때문에 신분이 노출되어 있어서 혹시 위협을 받거나 그러지 않으셨어요?

[인터뷰]
처음에 그 공모전에서 위험에 노출된 적은 없고요. 그렇지만 항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익명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얼굴이나 그런 것들을 전혀 공개하지 않은 채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앵커]
제보를 받아 취재하는 취재기자들한테도 이런저런 위협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걱정이 좀 됐습니다. N번방 운영자였던 와치맨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이 두 사람은 검거가 됐는데 아까 얘기하신 갓갓이라고 불린다는 그 최초 운영자 행방이 아직 오리무중입니다. 단서가 될 만한 제보 같은 건 들어옵니까?

[인터뷰]
없습니다.

[앵커]
없습니까? 어디에 잠적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아무튼 여전히 그러면 텔레그램을 그대로 유지하시면서 추적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거예요?

[인터뷰]
네, 계속하고 있습니다.

[앵커]
제가 블로그에 들어가 봤습니다, 운영하고 계신. 거기에 보니까 지인 능욕방, 무슨 방, 무슨 방 해서 여러 개 지적하신 게 있던데 그러면 아직도 N번방이 여러 개 존재하고 있다는 뜻 아닙니까?

[인터뷰]
네, N번방이 언론에서는 디지털 성착취가 일어나는 텔레그램 대화방이 셀 수 없다, N개다라는 식으로 이해를 하시고 그런 식으로 많이 보도를 해 주셨는데 그런 것이 사실인 게, N번방은 다른 사건으로 유명해진 방이기는 하지만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각종 범죄 유형 카테고리별로 방금 말씀해 주신 지인능욕방, 아니면 불법 촬영물 공유방, 니면 딥페이크방, 이런 식으로 범죄 유형마다 방의 갈래가 여러 개고 또 그 갈래에서 또 찢어져 나온 파생방들도 존재를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어찌 보면 정말 최악의 범죄를 저지른 그 맨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밑을 떠받치고 있는 우리 사회 전체의 어떤 사회적 관음증까지 포함해서 이번에 어떻게든 해결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9개월간 N번방의 실태를 계속 추적해 온 추적단 불꽃. 아직은 젊은 학생들이어서 심경이 매우 복잡하고 또 나름대로의 충격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받아들이기 힘든 피드백 같은 것도 있었습니까?

[인터뷰]
네, 어쨌든 저희는 최초로 보도한 이후에 9개월 동안 현재까지 텔레그램 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요. 이제 국민일보 기사가 나간 이후에는 텔레그램 N번방 관련 보도 이후에 2차 피해를 유발한다거나 기자가 텔레그램 N번방을 홍보하는 거 아니냐라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히려 이렇게 자세하게 얘기하면 알리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냐, 홍보하는 거냐, 이런 말입니까?

[인터뷰]
네, 그런데 열심히 취재했다면...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반응이니까 기성 언론에서도 뭔가 이런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적극적인 해결 방안과...

[앵커]
어쩌면 사실 또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남성이라면 공포에 휩싸인 젊은 여성들, 그리고 딸을 둔 어머니들의 걱정, 염려 이런 것들을 충분히 공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고 또는 계속해서 이 문제를 파헤치면서 갖고 있던 경험들이 없는 사람이라면 잠시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지금 나름대로 감정이 격해지신 것 충분히 이해는 하겠습니다.

추적단 불꽃은 이제 후속 취재를 이어나갈 거라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앞으로 언론이 어떤 방향으로 다뤄졌으면, 그래야 또 다른 제2의 피해라든가 아니면 다시 이러한 범죄가 생겨나지 않겠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게 있는지 이 기회에 얘기를 해 주시죠.

[인터뷰]
우선 지금으로서는 언론이 보도를 통해서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유발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그럼으로써 사회적 분위기가 피해자에게 버팀목처럼 든든하게 용기를 내서 밝힐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언론이 조성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언론은 우선 디지털 성범죄 보도준칙을 지켜야 합니다. 자극적이고 무책임하게 범죄 행위만 묘사한다든지 아니면 조회 수를 노린 헤드라인 등 N번방, 박사방 보도에서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박사를 검거했지만 이런 자극적이고 무책임한 보도는 지양을 하고 또 언론에서도 아까 말했던 오해 같은 걸 받지 않으려면 적극적인 해결 방안과 보도 이후의 처벌 과정 등을 풍부하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전화 연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힘내시고요.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시각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YTN에서 확인하세요.
▶ 대한민국 24시간 뉴스 채널 YTN 생방송보기
▶ 네이버에서 YTN 뉴스 채널 구독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