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스페인-모로코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 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발렌시아의 주요 관광지로 중앙시장이 유명하다는데 하필 오늘이 일요일이라 휴무여서 대신 옛시장(Mercat de Conlon)이라는 곳에 가보기로 했다. 시장 근처의 가로수들은 키 큰 오렌지 나무였다. 높은 나무에 오렌지가 여러개 달려있는데 여기 사람들은 왜 따먹지 않는지 궁금했다. 붉은 벽돌과 대리석으로 외관을 마감한 시장건물은 시장이라기보단 성당이나 박물관 같이 멋있었다. 1916년에 개장했다고 하는데 시장 안을 들어가자 싹 리모델링 했는지 너무나 깨끗하고 현대적이었다. 발렌시아 중앙시장. 사진=김태원(ta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부에는 식당과 벼룩시장같은 가판대, 옷가게 등이 있었다. 사실 시장이라고 하기에는 파는 것이 별로 없어 관광지 또는 현대적인 쇼핑몰 같이 느껴졌다. 밀이 좋아서 인지 유럽에 오니 확실히 빵 맛이 좋다. 프랑스에서도 갓 구워나온 바게트를 사서 둘이 그 자리에서 다 먹어버릴 정도로 맛있었는데 시장 안에 빵집에 진열된 빵과 케이크도 몽땅 다 사고싶을 정도로 먹음직스러웠다. 발렌시아를 떠나 남쪽으로 이동하다가 iOverlander 앱에서 괜찮아 보이는 차박지를 찾아왔다. 무르시아(Murcia) 근처 작은 마을에 위치한 무료 주차장으로 넓은 주차장에 캠핑카들이 꽤 있어 안심이 되었다. 한쪽 구석에는 물을 쓸 수 있는 수도시설도 있다. 다른 차들 옆에 껴서 주차하고 밥도 해먹고, 주변에 개울가가 있어 산책도 할 수 있었다. 도로와 많이 떨어져있어 조용하고 편안하게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정말 스페인은 여러모로 캠핑카 여행하기 좋은 나라다 싶었다. 넓은 공원 무료주차장에 캠핑카들이 정박해 있다. 스페인은 여러모로 캠핑카 여행하기 좋은 나라다 우리는 스페인에 온지 사나흘만에 모로코로 건너가기로 했다. 사실 스페인에 온 것은 처음이라 여기저기 보고싶은 마음도 한켠에 있었지만 긴 여행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튀르키예에서처럼 어딘가에서 조금 길게 머물며 쉬고싶은 마음이 컸는데 유럽은 숙박비가 너무 비싸서 장기숙박이 부담스러웠고 모로코는 아무래도 아프리카니까 유럽보다는 저렴하겠지 싶어 어서 가고 싶었다. 어차피 모로코에 갔다가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와야하니 저렴한 나라에서 재충전을 하고나서 나중에 스페인을 천천히 보자는 마음이었다. 무르시아에서 남쪽 항구로 이동 중 페리티켓을 판다는 이정표를 발견했다. 항구에서 표를 살 수 있는지, 어디서 사야하는지 모르고 무작정 가던터라 일단 가서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1km 앞의 주유소와 편의점 등이 있는 곳으로 들어갔는데 정말 주유소 뒤쪽 넓은 공터 한구석에 컨테이터 박스로 만든 티켓부스가 있었다. 하지만 부스엔 아무도 없어서 다시 주유소쪽 상점으로 들어가 물어보니 다행히도 그곳에서 표를 살 수 있다고 했다. 영어를 하실 수 있는 친절한 사장님이 모니터 화면을 보여주시며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티켓가격이 500유로였는데 450유로에 왕복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으니 완전 잘됐다. 게다가 오픈 티켓이어서 1년안에 언제든 원하는 때에 돌아올 수 있다니 더 바랄것이 없었다. 잔뜩 기분 좋아진 우리는 'Vamos(가자)!"를 외치며 항구로 향했다. 그러나 배를 타기 전 중요한 일이 남아있었다. 다시 이슬람 문화권의 국가로 간다는 것은 두가지를 구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바로 돼지고기와 맥주를 사야했다. 가는 길에 작은 도시에 있는 까르푸를 찾아갔다. 경험상 공산품은 대체로 가격이 비슷한것 같아 과일, 채소, 계란, 우유 등을 제외한 식료품을 스페인에서 구입했다. 특히 이베리코 돼지고기와 소세지가 완소품이었다. 우리의 작고 소중한 냉장고에 돼지고기를 가득 채워놓으니 부자가 된 듯 뿌듯하고 마냥 행복했다. 모로코에서 구할 수 없는 돼지고기 구입 여행 초에는 차에 농산품이나 축산품이 있으면 빼앗기거나 걸릴까봐 먹어치우기도 하고 잔뜩 긴장했으나 지금까지 차로 국경을 넘으며 단 한번도 차에 있는 물건 때문에 문제가 생긴적이 없어서 이제 많이 대담해졌다. 우리가 운이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비행기 여행과는 달리 차로 이동할 때는 검역에 딱히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한참을 달려 드디어 알헤시라스(Algeciras)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를 둘러보니 역시나 매표소가 따로 있는 것 같지 않아서 미리 표를 사오기를 정말 잘했다 싶었다.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는 배가 회사별로 여러종류가 있나보다. 우리가 구입한 표는 그 중 가장 크고 배가 많은 발레아리아의 표였다. 발레아리아 로고가 있는 입구로 들어와서 배에 승선할 수 있었다. 표를 확인하고 승선 후 출항까지 약 1시간반 정도 걸렸다. 까브리는 배 아래쪽 주차장에 잘 세워두고 우리는 배위로 올라왔다. '이 바다가 지브롤터 해협이라니 정말 우리가 여기까지 왔구나.' 하고 감개무량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곧 우리가 이번 여행의 종착지라고 생각하던 모로코에 도착한다니 기분이 묘했다. 배 위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우리는 서로에게 고생 많았다고 수고했다고 위로하고 치하해주었다. 탄이 눈이 촉촉해지는 것 같아 보였다. 모로코발 스페인행 선박이 우리 곁을 지난다. 사진=김태원(ta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가 무척 큰데 손님은 그렇게 많지 않아 여유롭게 이곳저곳 구경하며 왔다. 드디어 배가 모로코 항구에 도착하고 우리는 까브리를 다시 타고 배에서 내려서 드디어 모로코에 왔다! 하는 기쁨을 만끽하려 했으나 차로 다가온 공무원인 듯한 분께 여권을 보이자 문제가 생겼다. 우리는 당연히 모로코에서 출입국수속을 할거라 생각했는데 배에서 도장을 받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배에 이상한 박스에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던데 아무도 안내해주는 사람도 없고 해서 별생각없이 그냥 내린것이 낭패였다. 결국 퇴근하고 집에가던 출입관련 사무직원이 다시 돌아와 우리를 데리고 빈 배로 올라가서 서류를 작성하고 통과되기까지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여권에 도장을 받고 서류(아마도 차 관련)를 받은 후 드디어 항구를 떠나 조금 달리니 모로코 국경 검문소가 나왔다. 다른 차들 뒤에 까브리를 세우고 입국심사를 기다리는데 옆쪽에 꽤 높은 철조망에 사람들이 올라가고 매달려있는 것이 보인다. 왜들 저 높은 곳을 기어올라가고 넘어다니는지 궁금했지만 알수없었다. 뭔가 밀수를 하는 사람들이라기엔 너무 대놓고 넘어다녀서 좀 이상할뿐이었다. 입국수속이 생각보다 오래걸렸지만 오래 여행을 하다보니 다른나라 사람들이 느리고 일을 천천히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람들이 유난히 빨리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한국이 비정상적으로 이상하게도 빨리 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을 바꾸니 기다림에도 '그러려니~'하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한참을 기다려 우리 차례에 별 문제없이 입국을 마치고 국경을 나오니 작은 환전소가 길을따라 줄지어 있다. 이곳에서 모로코 디르함(MAD)으로 환전을 하면 된다고 한다. 배에서 내리기 전까지 표구입이며 수속들이 빨라서 오늘 예약한 숙소에 일찍 가게될 줄 알았는데 벌써 해가 지고 있다. 서둘러 가야겠다. 모로코에서 보는 석양이 아름답다. 지브롤터 해협이 얼마나 좁은지 저 멀리 바다 건너에 스페인이 보인다. 한참을 달려 탕헤르(Tangier)에 왔다. 유럽인, 아랍인, 유대인이 어울려 사는 도시라고 한다. 모로코는 못사는 나라인줄 알았는데 해변에 굉장히 시설좋은 농구코트가 있고 가로수며 공원이 너무나 잘되어 있어서 놀랐다. 아프리카에 대한 내 잘못된 선입견이 있었나보다. 거리의 상점도 명품매장과 비싼 자동차 매장등이 즐비한 것이 유럽의 세련된 도시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화려한 시내를 지나 우리가 예약한 숙소를 찾아갔다. 탕헤르(Tangier)는 유럽 휴양도시 느낌이 물씬 난다. 사진=김태원(ta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주차가 가능하고 세탁기와 주방이 있는, 개중 저렴한 숙소를 찾아 열흘간 예약을 했다. 머물다가 괜찮다 싶으면 1~2주 더 있을 생각이었다. 한밤중에 겨우 도착한 숙소는 지저분한 뒷골목의 어떤 연립주택같은 곳의 1층이었다. 집앞에 수거용 쓰레기통이 늘어선 것이 좀 마음에 걸렸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대로 집에 들어갔다. 저렴한 숙소는 항상 엘레베이터없는 4~5층 건물의 꼭대기인 경우가 많아 짐을 가지고 오르내리기 힘들었는데 1층이라니 다행이다 싶었다. 가격이 싸니까 시설이 그렇게 좋을 것이란 기대는 안했는데 그래도 주방과 화장실은 사용할 만 했다. 다만 분명히 세탁기가 있다는 글을 보고 예약한 건데 세탁기는 없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저녁을 대충 해먹고 바로 잠을 청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7RS0day0vLE?si=lJM27eWuPZve502K> #스페인 #모로코 #발렌시아 #시로와탄의세계여행 #부부세계여행 #알헤시라스 #탕헤르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방영일 | 2025.0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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